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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여름철이 되면 도심 곳곳에서 등장해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곤충이 있습니다. 바로 ‘Love Bug(러브버그)’입니다. 이 작은 검은 곤충은 두 마리가 짝을 지은 채 날아다니며, 특히 자동차나 창틀에 들러붙어 일상에 불편을 주곤 합니다. 러브버그는 본래 북아메리카, 특히 미국 남부 플로리다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곤충이지만, 기후 변화와 생태계 이동으로 인해 최근 한국 일부 지역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러브버그란 어떤 곤충인가?

러브버그는 학명 Plecia nearctica로, 쌍날개목에 속하는 일종의 날도래류입니다. 일반적으로 몸길이는 약 6~10mm 정도이며, 검은 몸에 붉은 머리를 가진 모습이 특징입니다. 이름처럼 두 마리가 짝을 이루어 거의 항상 붙어다니며, 이 모습이 로맨틱하다는 의미에서 ‘Love Bug’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랑스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대량 발생 시 매우 성가신 존재가 되며, 차량 전면부나 건물 외벽에 달라붙어 지저분한 흔적을 남기기도 합니다.

 

러브버그천적 1순위, 참새

이러한 러브버그에게 자연이 부여한 균형 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참새입니다. 러브버그가 무리를 이루어 대량 발생하면, 참새를 비롯한 조류들이 이에 반응하여 ‘먹이사냥’에 돌입합니다.
실제로 인천 계양산에서는 참새들이 러브버그 떼를 쫓아다니며 활발하게 포식하는 장면이 목격되었고, 지역 주민들과 SNS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전투 먹방’이라는 흥미로운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참새는 본래 도시나 교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류로, 작은 곤충이나 씨앗 등을 주식으로 삼습니다. 러브버그가 갑자기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참새들의 사냥 대상이 되며, 개체 수 조절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자연도 한몫하는 생태 조절자

참새 외에도 자연의 환경 요소들이 러브버그의 개체 수를 통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강한 햇빛은 러브버그의 활동성과 생존력을 떨어뜨리고,
  • 높은 기온과 낮은 습도,
  • 그리고 바람과 같은 물리적 환경은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번식하는 것을 막는 자연적 장벽이 됩니다.

특히 러브버그는 수명이 짧고, 번식기 외에는 거의 활동하지 않는 생물이라 자연적인 요인만으로도 개체 수 변화가 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러브버그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더라도 오래가지 않고 빠르게 사라지는 이유가 됩니다.

 

 

생태계의 균형을 지키는 자연의 지혜

러브버그의 대량 출현은 인간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그것을 통제하는 천적과 환경 요인의 존재는 생태계의 섬세한 균형을 다시금 느끼게 합니다. 참새라는 익숙한 새 한 마리가 도시의 불청객 러브버그를 사냥하는 모습은 인간과 자연, 동물과 곤충 사이의 유기적 연결을 보여주는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시화와 기후 변화로 인해 생물들의 서식지와 활동범위가 바뀌는 요즘, 우리는 이런 생태적 상호작용을 더 깊이 이해하고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러브버그의 천적인 참새와 자연의 역할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자연과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사례입니다.